Little Moon

10년간 멍멍씨를 키우면서 동물병원을 꽤 들락거렸다.
일단 어릴 땐 예방접종을 하러, 중성화 수술이 기본이었고
그리고 종종 일어나는 사건 사고들을 처리하기도( 사람 약을 훔쳐 먹어서 괜찮은지 혈액검사도 함)
그리 크지 않은 병들이나 나이 들어서 생긴 치석제거 등.
그리고 보면 아주 크게 아픈 적이 없긴하지만 조그만 사건 사고들을 겪을 때마다 혼이 나가서 병원을 들락 거리게 된다.

처음 개를 키우기 전에 개를 무척 키우고 싶었던 나는 하이텔 시절부터 애완동물동호회를 들락 거리면서
동네 어떤 병원이 잘하나..를 살펴보는 짓도 했었다. 만약 데리고 오면 거기로 다녀야지 하면서.ㅋㅋ

진짜 강아지를 데리고 오면서 오래 전부터 점찍어둔 병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차로 10분 정도 거리는 거리였지만 이정도야 뭐..

이 병원에 처음 강아지를 안고 들어가서 진료 테이블에 놓으려고 할때 들은 소리가 "잠깐만요" 였다.
수의사샘은 스프레이를 들고 테이블에 뿌리고 티슈로 박박 닦아낸다.
10년동안 동물병원 갈때마다 한결같이 단 한번도 빠지지 않고 보게 되는 모습이다.
 이 스프레이는 부원장님 진료실에도 접수 테이블 위에도 있다.

원래 조용조용한 목소리로 병에 대해서 아주 자세히 설명해주고 이해하기 힘들 것 같은 경우엔
책까지 꺼내서 그림을 보여주면서 설명을 해주는 서비스까지.
이런 친절함 뿐 아니라 치료에 있어서도 꽤 만족스러운 곳이다.
주변에 치료가 잘 안되서 추천해 줬는데 단번에 진단하고 제대로 치료를 해서 나은 개들이 꽤 있다.

진단하고 병의 원인이나 증상 설명, 그리고 치료 과정에 대한 자세한 설명. 제대로 된 치료까지.
작은 병원에 수의사 세명과 환견, 환묘, 그 주인장들까지 늘 병원은 북적거린다.


개인적으로 이런 것 외에 이 병원은 특별한 다른 것이 있다.

동물병원들 다니면 처음 들어가서 느끼는 것이 여기가 병원인지 애견샵인지 모를 듯한 풍경.
이 병원엔 그런 모습이 안보인다. 설명 길게 할 것 없이 사진 보면 알 수 있을 듯.


횡하다. 평소 저 정도보단 조금 더 걸려있었던 거 같기도 하다. 기억이;; 
하지만 언제나 많지 않다. 반대편을 볼까?
(접수 테이블위에 스텐 스프레이가 보인다..ㅎㅎ)

그래도 이쪽은 좀 꽤 있네..하면서 보면 몇가지 사료를 제외하곤 다 처방사료.
이런 병원 본 적이 있는지?
이래서 내가 이 병원을 원장님을 좋아하는 이유이다.

지금은 이사해서 차로 30분은 가야하는 거리지만 이 병원을 늘 간다.
뭐 용인에서 다니는 사람들도 있으니 나 정도야..

최근 어쩔 수 없이 동네 다른 병원을 한번 가게 되었는데,
친절하고 진료도 잘 보셨는데...
잠깐만요...를 들을 수 없었던 생각이 나서 포스팅.

그나저나 10살먹은 울 멍멍씨들 아프지 말고 날 놀래키지도 말아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