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2일은 토리 생일
2003년 10월 12일은 우리 토리가 태어난 날입니다.
6남매로 기억하는데 그중 가장 영리한 녀석으로 제게 온 아이입니다.
그 아이는 정말로 영리해서 꽤나 명석하다는 슈나들 사이에서도 돋보이는 존재였어요.
장난감을 아주 많이 늘어놓고선 이름을 부르면 가서 물어오는 TV에서나 봄직한 모습을 보여주었죠.
물론 배변훈련도 집에와서 이틀만에 다 배운 기특한 강아지였어요.
그런 토리가 분리불안이 있어서 8개월차에 동생 댄디가 왔으나 분리불안은 없어지지않았다는ㅋㅋ
동생과도 13년동안 한번도 싸운 적이 없는 착한 녀석입니다.
분위기가 싸움으로 번질 것 같은 상황에선 댄디가 화낼 때 살짝 피해 싸움이 되지않게 만드는
영특한 녀석이었어요.
옷 입는 것을 싫어하는 것을 빼고는 지금까지 큰 말썽 부리지 않고 지내왔습니다.
게다가 외모도 멋져서 슈나 카페서 1등 신랑감으로 꼽혔으나 이미 중성화를 해서ㅠㅠ
외모나 성격이나 영리함에서 늘 제 자랑거리였어요.
이런 토리가 9월1일 구토와 설사를 합니다.
가끔 이런 적이 있어서 금식으로 괜찮아지겠지 했는데 설사가 계속되서
3일 병원문 열자마자 내원.
간수치가 측정불가로 나올 정도로 너무 높아서 간회복을 위한 응급처치에 들어갔어요.
수액과 각종 주사 처치를 아침에 입원해서 하루종일 수액을 맞고 저녁때 퇴원하길 6일.
수의사샘이 수액으로 잡히지 않는 상황이고, 초음파에서 본 것들이 신경에 쓰이니
조직검사나 기타 검사를 해야할 것 같다고 말해주셨죠.
9월 10일 2차병원 내원.
온갖 종류의 검사를 받고 나오는 토리는 여전히 칭찬을 듣습니다.
너무 착하다고. 검사 받을 때 평소처럼 얌전히 있었던 모양입니다.
결과가 나왔는데 림프육종. 림포마 4기랍니다.
림프절에 전혀 종양이 생기지 않고 바로 간과 비장으로 전이된 특이한 경우라고 합니다.
그냥 비장에 종양이 있으면 수술하면 되겠지 라고 생각하고 왔는데
1~2개월 시한부라고 합니다.
항암하면 좀 더 시간을 가질 수 있다했고 처방받은 약이 효과가 좀 있어서
그 다음 주에는 간수치도 좀 떨어지고 해서 항암치료를 결정했는데
갑자기 토리 상태가 안좋아져서 한밤중에 응급으로 병원에 입원합니다.
빈혈이라고, 너무 수치가 낮아서 수혈 밖에 방법이 없다해서 수혈하고 입원했습니다.
이틀 후 정상범위 내로 수치가 올라서 퇴원을 하고 이후 검사때 더 이상 수치가 좋아지지 않더군요.
정상범위 내에서 최저치가 유지되고 더 올라가질 않아서
수많은 고민 끝에 항암치료를 포기합니다.
지금은 호스피스 치료를 하는 중입니다.
스테로이드 치료와 혈전이 있어서 혈전 약, 간을 위한 약으로 유지 중입니다.
토리는 간이 좋은 상태가 아니라서
스테로이드 부작용 혹은 더 이상 간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면 보내주어야 한답니다.
오늘 그 기간이 한달에서 한달 반으로 예측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못했던 모양입니다.
하루 종일 생일 날 토리 몰래 눈물을 훔치고, 가슴이 답답함을 느낍니다.
가슴을 치고 울고싶지만 토리가 있어서 그러지 못합니다.
토리 앞에선 울지 않기로 마음 먹었기 때문에.
토리의 열세번째 생일 날,
토리의 남은 날을 생각하면서 가슴이 무너짐을 느끼면서 마음 속으로 울고 있습니다.
내일은 또 이런 감정을 털어내고 토리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산책을 하러 나갈 겁니다.
슬퍼만 하지 않을 겁니다.
닥쳐올 그날까지 토리가 아프지 않게 해주고
같이 있어주고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맛난 것을 먹게 해줄 겁니다.
그때가 오면 저와 마지막 인사를 꼭 나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늘 아프지 않게 지내게 해달라고 한 기도는 들어주지 않으셨지만
이 기도는 들어주셨으면 합니다.
또 댄디도 잘 버텨서 저와 이 상황을 잘 넘겨줬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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