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ttle Moon

카페에 보면 신부전인데 병원에 가봤자 수액 밖에 해줄 게 없다는 말을 하는 분들이 있어요.

혈액검사상 신부전 관련 수치들 매우 높은 경우

수액 밖에 해줄 게 없는게 아니라 수액 밖에 방법이 없는거에요.

신장이 일을 제대로 못해서 몸에 독소가 늘어나는 거라

수액으로 소변량을 늘려서 기능이 떨어진 신장을 통해 조금이라도 독소를 배출 시키는 거거든요.


댄디는 주로 보는 신장 수치인 BUN - over , 크레아틴- 측정불가, 인 - over 나왔었습니다.

크레아틴의 경우 5일 후에도 이런 수치가 나와 원장샘이 수치가 궁금하셔서

희석해서 기계를 돌렸는데 이때도 수치가 측정불가로 떴어요..

다시 희석하면 수치가 나오겠지만 의미없어 안하셨다고 말해주셨어요.

(측정불가일 때 수치를 보려면 혈액을 희석해서 측정을 하면 수치가 나온다고 합니다.

로컬병원에서 수치가 안나오는데, 2차병원가면 나오는 경우가 희석해서 다시 기계를 돌리는 경우죠)


수치가 신부전말기 수치였고, 이 정도면 보통 일주일을 넘기지 못하는 매우 위중한 상태였습니다.

그냥 지켜만 볼 수 없어서 수의사님과 의논해

정맥수액을 해서 조금이라도 몸이 편하게 만들어주고

만일 수액맞으면서 힘들어하면 중단하자고 의견을 정리했습니다.

그러면서 수치변화도 보기로 했구요.


이때부터 하루 200ml 씩 4~5시간 수액을 맞았어요.

5일 후 수치변화가 없었고 크게 힘들어하지 않아

이때부터 500ml로 수액을 바꿔 맞췄구요.


이후 수치들이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아이가 힘들어하지 않고 버텨줬기때문에 가능한 일이였죠.

정맥에 카테터를 꼽고 수액을 맞으면서 집에 돌아와 수액을 계속 맞았어요.


수액량이 늘어나면서 한두시간 마다 소변을 보러가야했고

화장실로 정한 곳에 가야 소변을 보는지라

수액들고 아이 안고 데리고 가서 소변 보게 해줘야 했어요.

늘 수액 떨어지는 속도 조절해줘야 하고

500ml 다 맞을 때까지 14시간 내외 시간이 걸려 지켜봐야 하는 저는 밤에도 제대로 잠을 못잤어요.

새벽에 빼주고 몇시간 눈 붙이고 일어나서  아이 오전에 화장실 다 가는 것 확인하고서야

오후에 병원가서 또 정맥 라인잡고...반복.

이러다 카테터에 헤파린캡 달아서 나비침으로 수액맞게 바꿔주셔서 이틀에 한번씩 내원하게 해주셨고

그다음엔 삼일까지 버텨보라고 하셨어요.


물론 막혀서 이틀 사흘 채우지 못하고

다시 병원가서 카테터 다시 넣고 헤파린 캡 달고오곤 했지요.

그래도 늘 배려해주신 수의사샘 덕에 한달 간 정맥수액을 할 수 있었어요.


거의 정상수치에 접근하는 수치까지 내렸고,

이후 피하수액 가르쳐주셔서 집에서 하루 두번씩 맞았어요.


비슷한 수치를 가진 아이들은 일주일 정도 밖에 못버틴다했는데

댄디는 한달을 정맥수액을 맞으며 버텼어요.

이후 피하수액 맞으며 수치가 BUN 빼고 정상수치를 유지했고

BUN도 정상범위에 가까울 정도로 내렸습니다.


이때 다른 보조제는 먹이지 않았어요.

현재 상태에서 정맥수액맞을 땐 보조제 의미없다는 수의사님 판단이 있었어요.

말기 상황인 아이이고 컨디션이 수치에 비해 괜찮은 편이라

속 힘들게 만드는 보조제들 먹이지 않는게 낫다는 의견이셨죠.

수액으로만 수치 다 내렸어요.


다니는 병원이 데이입원 외에는 입원실 안하기도 하고

수의사님 생각은 노령견인 말기 아이를 보호자와 떨어지게해서

병원입원장에서 수액맞고 주사맞는게 의미있는 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시는 분이라...

저도 이런 생각에 동의하는 입장이었고, 또 심장에 문제가 별로없었기 때문에 가능하기도 했어요.

정맥수액을 집에서 맞추는 건 수의사들에 따라 의견이 다르긴 하더라구요.

같은 병원 다른 수의사님의 경우 자기는 권하지 않는 입장이라고하는 말도 하셨어요.

원장샘 안나오시는 날 다른 수의사샘이 정맥라인 잡아 줄 때...


입원을 시키던지 가능하면 집에서 맞추던지 적극적으로 수치 떨어질 때까지 맞추세요.

우리아이 일주일 선고받은 경우였는데도 수치가 내렸거든요.

물론 우리 아이같은 경우 흔치 않은 경우긴 했지만 이럴 수도 있거든요.


말기의 상태였지만 아이는 정상수치에 가깝게 수치내렸고

또 그렇게 잠깐이지만 잘 지냈습니다.

다시 수치 점점 오르기 시작했을 때

빈혈문제도 있어서 수액을 시도하지 못했고,

또 앞다리 정맥은 지난번 적극적인 수액처치때 더 이상 혈관이 잡히지 않는 단계까지 간 상태이기도 했어요.


저희 아이보다 수치 낮은데 수액 밖에 해주는 게 없다고 일찍 포기하지 마세요.

저희아이는 간때문에 늘 혈액검사하던 아이고

신부전 진단 전엔 췌장염을 앓고 회복하는 중이라 늘 검사해서 수치 보고 있었는데

신장수치들 계속 정상이다가 며칠만에 말기가 된 흔치 않은 경우였어요.


그래서 받아들이기 힘들어서

또 첫째를 림포마로 허무하게 보냈던 터라

처음엔 조금이라도 덜 아프고 편해지라고 시작한 수액이었는데

이게 효과가 있어서 더 욕심을 냈던 거였어요.


피하수액도 아이가 상태를 유지하게 만들고 수치를 낮추기도 합니다.

빠르게 수치 올라가지 않게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피하수액도 수의사님과 의논해서 양을 정하세요.

아프기 전 7키로 넘었었고, 췌장염 거쳐 신부전 진단받고 계속 살이 빠져서 5키로까지 빠졌는데

이 정도 크기의 아이도 하루 100~120ml 정도 피하수액했어요.

수액량을 더 늘리면 부종이 있거나 좋지 않을 거같단 판단이 있었거든요.

보통 다른 경우보면 수액량이 더 많더라구요.


이 모든 전제는 수의사샘이 임상경험이 많고 잘 진단하고 치료 잘 하는 분이셔야 한다거죠.

이런 분도 울 댄디의 보기 드물게 잘 버티는 경우라 처음엔 예측이 빗나갔었죠.

첫째 땐 예측해 주신 기간 거의 맞게 떠났었거든요. ㅠㅠ

이후 댄디는 모든 예측을 거부하셨었어요.ㅋ


부디 능력있는 수의사 찾으시고

또 아이와 보호자의 상황에 맞는 이성적인 판단을 해주시면 더 좋구요.

무조건 입원시켜 얼마 남지않는 아이를 병원서 수액만 맞다 외롭게 떠나게 만들진 마세요.

영업을 위해 보호자와 마지막 인사를 나눌 수 없게 무의미한 처치하는 그런 수의사들 너무 싫습니다.

또 이런 저런 배려 많이 해주셔서 보호자 파산 안하게 해주시는 분이면 더 좋겠죠?

다행이도 저는 이런 모든 걸 다 갖춘 분께 15년 아이들을 맞겼지만

이 또한 저와 잘 맞는 경우인거죠.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내가하는 판단은 내 욕심을 위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아이를 위한 결정이어야 한다는 거죠.

호스피스에 들어가야 할 시기임에도 보호자 욕심으로

말기 아이에게 의미없는 보조제들 퍼 먹이면서 아이 괴롭히는 경우도 많이 봐왔어요.

의미없는 연명시기라고 판단되면 호스피스로 들어가 가장 아이가 편하게 지낼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아이와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면서 서로의 시간을 마무리하세요.


신부전으로 투병하는 반려견을 둔 보호자님들 많이 힘드실거에요.

또 주변의 이해도 쉽지않구요.

그래도 아이가 마지막 떠날 때까지 편히 지낼 수 있게 잘 케어해 주세요.

보호자님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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