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ttle Moon

올해 한해 동안 댄디 간경화로 인해
측정불가까지 나왔던 간수치들 겨우 잡고 정상치에 가깝게 내리고
안정권에 들어셨는데, 이때 췌장염이 생겼었죠.

췌장염이 가을동안 좋아질만하다 다시 나빠지고 반복되었고.
병원서 수액맞고 주사맞고 나면 호전되어 좀 먹다가
다시 안먹기를 반복
한 달, 이 주, 점점 간격이 짧아져서 안되겠다싶어
혈장주사라는 게 있단 정보를 입수하고 내원

주치의샘과 논의하고 혈액검사를 했는데
신장 관련 수치들이 측정불가
계속 검사를 했었는 늘 정상범위 안에 있던 수치들이었는데
단 열흘만에 믿을 수 없는 수치들이라

이게 지난 11월 28일이었습니다
이렇게 수치가 안나오는 경우 예후가 아주 좋지 못하다고
그냥 지내면 일주일 버티지 못한다는 선고가 내려졌고
어찌되었던 적극적인 관리에 들어갔습니다

병원에서 4시간씩 200ml씩 수액을 맞고 집에 돌아오길 1주일.
이렇게 해도 수치는 여전히 측정불가, 오버
수액을 500ml로 늘리고 라인잡아 수액달고 집으로와 계속 맞추고 있습니다

최근 다행이도 검사수치들은 좀 떨어져서 숫자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공격적으로 많은 수액을 맞춰 얻은 결과이나 정상범위보다 꽤 높은 수치죠

댄디는 식욕이 전혀 없어서 강제급식을 하고 있지만
그동안 먹지 못한지 꽤 되서 7키로가 넘던 몸무게가 지금은 4.8키로랍니다
살은 물론이고 근육도 다 빠져서 뼈만 앙상히 남은 상태에요

신장이 기능을 못하면서 생긴 빈혈도 3주전 미리 조혈호르몬 주사를 맞췄더니
2주가 지난 후엔 빈혈도 살짝 호전이 됐네요

1주일이란 선고를 받았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댄디는 잘 버텨주고 있습니다
수치가 좀 떨어지니 컨디션도 좀 나아져서 집안을 돌아다니기도 하고
어제는 아침에 고구마 스스로 조금 먹기도 했어요

아마도 그 동안의 시간은 댄디가 조금이라도 편하게 지낼 수 있게 해주는 과정이었고
저 역시도 받아들이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도 병원가서 라인 잡고, 내일 모레 맞출 수액을 받아왔어요
이틀에 한번씩 내원해서 라인잡았는데, 이젠 삼일에 한번씩 해야할 거 같내요
점점 혈관잡기가 쉽지않아서

지금 수액은 밑빠진 독에 물 붓고 있는 거라는 비유가 제일 적절할 듯 싶습니다
아마 수액을 중단하면 낮아진 수치들이 다 올라갈 거 같아요
매일 대용량 수액은 수명연장과 좀 더 편히 지낼 수 있게 만들어 주는 호스피스 과정이라고 생각 중입니다

작년 가을토리 림포마로 두 달반 가량의 시간을
고기로 밥 만들어 먹이면서 서로 정리할 시간을 가겼었는데
이번에는 그 시간마져도 너무나 짧아서 받아들이기 정말 힘들었는데
댄디가 제가 준비할 시간을 주려고 저렇게 버텨주는 모양입니다


신께 늘 기도 드립니다
댄디 기적적으로 호전되어 관리만 하고 살게 해달라고
그렇지 못하다면 제 품안에 있는 동안 편히 큰 고통없이 있게 해달라고
제가 하는 결정이 내 욕심이 아닌 오로지 댄디만을 위한 선택이고 결정이 되게 해달라고
또 내 품에서 편안히 떠나가게 해달라고

오늘도 그 기도로 하루를 마감해 봅니다

또 이 힘든 여정을 잘 버티고 있는 댄디에게 사랑한다고 고맙다는 말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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